오랜만에 떠나본 강원도 사슴벌레 등화 채집 - 2부 -
야간 곤충 채집 편 - 충우곤충연구소
https://www.stagbeetles.com/bbs/board.php?bo_table=photo_movie&wr_id=4255
상단의 링크 1부에서 이어집니다. 주유소에 가서 발전기에 휘발유를 가득 채우고 아이스크림이랑 삶은 계란을 저녁 야참으로 구입하고 다시 등화 채집 장소로 이동을 하였다.
오후 7시가 넘었는데도 대낮 같은 걸 보니 여름은 여름인가 보다. 저 파란 봉투 산에다 쓰레기는 왜 버리는지 흉물이다 흉물...ㅠ_ㅠ 저 모기장 텐트는 제주도 조사 갔을 때 이마트에서 급한 데로 샀던 것인데, 무려 6년째 안 망가지는 튼튼한 녀석이다. 상부가 천으로 되어 있어서 그런 건지 정말 훌륭한 제품이다. 요즘은 파워 뱅크로 등화 치는 분들도 많은데, 혼다 발전기가 두 대나 돼서 아까워서 고장 날 때까지는 써야겠다. 그리고 파워 뱅크는 비행기에 태우는 게 불가해서 제주도 갈 때는 발전기만 캐리가 가능하다. 물론 가서 빌리는 것도 가능하긴 하지만 ㅎㅎ.
* 발전기 제주도에 들고 가는 팁을 드리자면, 무조건 엔지오일이랑 휘발유 모두 비워서 빈통채로만 기내 수화물 반입이 가능하다는 점. (까먹고 그냥 갔다가 공항 직원이랑 휘발유 빼는 참극 벌어짐 ㅋㅋㅋ)
해가 서서히 지기 시작해서 불을 켜놓고 완전히 컴컴해질 때까지 차에서 에어컨을 켜고 더위를 피했다. 그리고 나와서 오랜만에 똥폼 채집 인증샷을 남겼다. 오래간만에 영상도 찍고 사진도 찍고 하려고 투바디를 들고 와서 오이만두 렌즈로 사진을 찍었더니 등화 채집도 뭔가 분위기 있게 나오는구나 하하... 역시 렌즈빨이...
불빛에 날아온 곤충을 관찰하시는 해물왕자님의 진지한 모습. 등화 채집을 혼자 다니시는 분들도 많던데, 그래도 둘 정도는 되는 것이 좋다. 나도 혼자 산속에 가서 불을 켜보기도 하고 했지만, 보통 등화 하는 산속은 휴대폰도 거의 안 돼서 혼자 무슨 일이 생기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거기다 혼자 등화 하다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라도 들면 그다음부터는 공포 체험 특집 편을 찍을 수도 있다. (그때 텐트 대충 걷었다가 차 안에 나방 크리 일어나서 실내 등에 나방이 들어가 있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오늘의 목표종인 사슴벌레(Lucanus dybowski dybowski) 암컷이 날아왔다. 날아와서 팔뚝에 붙어주다니, 이런 유튜브각을 아는 훌륭한 녀석을 보았나 싶었다.
팔뚝 줍줍 성공
열심히 날아와서 날개 접이에 실패한 녀석, 올해는 오랜만에 이 녀석들을 사육을 받아봐야겠다. 쇼케이스 저온실로 개조해놨는데 사육하면 야생 채집 기록은 쉽게 넘어설 수 있으니 말이다.
조금 있으니 톱사슴벌레 중형 크기 정도 수컷이 날아왔다. 중형턱이 왜지 앞으로 쭉 뻗은게 보기에는 더 멋져 보이고 한다. 자리를 잘못 잡았는지 사슴벌레 수컷이 안 날아와서 낮에 봐둔 임도로 혼자 올라가 보았다.
참나무 수액 터에 기대했던 사슴벌레 수컷은 없고, 넓적사슴벌레 애사슴벌레 그리고 나방들만 있었는데, 웬 거대한 장수각다귀 여러 마리가 불빛을 보고 붕붕 날아왔다. 가뜩이나 산속이라 무서운데 장수각다귀의 공격이라니...
내려와서 텐트에 붙은 나방들도 구경을 했다. 곱추재주나방? 뭔가 생긴 게 토속적이면서 순수해 보이는 생김새다.
나의 사랑 녹색박각시와 그의 친구 이름 모를 자나방? 언제부터인지 왜 녹색박각시가 좋아졌는지 알 수가 없다. 혹시 전생에 녹색박각시였나? ㅋㅋㅋ
팅커벨, 옥색긴꼬리산누에나방도 빠지지 않고 와주었다. 아직 시즌이 아닌지 두세 마리 밖에 보이지 않아서 서운했다(?).
내가 사슴벌레 수컷을 채집하기 전에는 집에 갈 생각이 없는 것을 간파한 해물왕자님은 산으로 향했다. 제주도 조사 갔을 때 혼자 한라산 정상으로 보냈던 기억에 눈물이 흐르는 걸 간신히 참았다. 잠시 후 역시 해물신님은 사슴벌레 암수 한 쌍을 채집해서 내려오셨다. (자세한 것은 아래 유튜브 영상에서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사슴벌레 분양 이벤트도 진행 중이니 많은 관심부! 구독과 좋아요도 ㅠㅠ
해물왕자님이 채집해오신 사슴벌레 한 쌍. 암컷 사이즈가 좋다. 도대체 얘 이름은 투구사슴벌레, 산사슴벌레 차라리 이름을 유지했으면 좋았을뻔했는데, 어쩌자고 '사슴벌레'로 국명을 바꾼 것인가. 어떤 나비 국명이 '나비' 어떤 새 국명이 '새' 이렇게 부르는 게 참 개탄스러운 일이 아닌가? 어떻게 보통명사와 국명으로 구분을 하라는 말인가? 이와 비슷한 이름은 '풍뎅이'도 있다. 뭔가 스멜 스멜 하다.
최근에 갑자기 궁금해져서 그럼 북한에서는 사슴벌레들을 뭐라고 부를까 자료를 찾아봤는데, 이 '사슴벌레'의 국명이 '멧집게벌레'로 되어 있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순 한글 국명인가? 물론 일본 국명인 심산뽕지로... 아니 '깊은산사슴벌레'를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산에 가면 보는 사슴벌레가 맞으니 꼭 이름을 따라 한 것만으로 나쁘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에 맞는 국명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불렸던 '투구사슴벌레'도 맘에 든다. 이 녀석은 60mm도 넘지 않는데 아주 대형의 밸런스를 가지고 있는 멋진 녀석이다.
해물왕자님은 62mm는 돼 보인다고 자부하셨지만 후후… 57mm를 찍은 나의 승리. 충사마의 감은 아직 죽지 않았다. (자세한 것은 유튜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홍보 홍보)
연구소로 모셔와서 사진 좀 찍어드리고 불행하게도 교미하다 해물왕자님께 체포되신 두 커플을 아름답게 산란 세팅해서 저온 사육조로 모셨다. 넣고 보니 암컷이 톱밥 속에서 뭔가 하고 계신 것이 발견된 걸 보니 기대된다.
같이 채집을 동행해 주고 사슴벌레 수컷도 채집해 주신 해물 왕자님께 감사드리며 채집기를 여기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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